이름의 종류
▨ 이름의 종류
1. 아명과 관명
아명(兒名)은 신생아가 성장하는 동안의 이름 즉 아이 때의 이름이다. 옛날에는 의약이 발달하지 못하여 신생아가 다 성장하지 못하고 죽는 사례가 많았다. 그래서 아명은 무병장수를 염원하면서 천하게 짓는 경향이 있었다. 이름이 천하면 마귀가 함부로 접근하지 않는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고종황제의 아명이 「개똥이」였다고 한다.
관명(冠名)은 아이가 어른이 되는 예식(남자는 갓을 쓰고 여자는 쪽을 짐) 즉 관례 때 아명을 버리고 새로 지은 이름을 말한다. 아명이 그대로 관명으로 이어져 한자로 「개동(介東」,「계동(啓東)」,「소동(召東)」, 「소동(蘇同)」, 「마동(馬東)」, 「마동(馬銅)」으로 된 경우도 있었다.
2. 자
자(字)는 사람의 본이름 외에 부르는 이름으로서 부명(副名)인데 흔히 장가든 뒤에 성인(成人)으로서 본이름 대신으로 불렀다. 황희(黃喜) 정승의 자는 「구부(懼夫)」였다.
3. 호
호(號)는 사람의 본이름이나 자(字) 이외에 쓰는 아명(雅名)으로서 '별호'라고도 한다. 본인이 지은 호를 자호(自號)라고 한다. 이율곡 선생의 어머니인 신(申)씨는 주(周)나라의 성군인 문왕(文王)의 어머니 태임(太任)부인을 스승으로 삼아 본받겠다는 뜻에서 자호를 「사임당(師任堂)」이라고 하였다. 다른 사람이 지어준 호를 아호(雅號)라고 한다. 그러나 아호에는 풍아·우아의 뜻이 담겨 있으니 본인이 지은 것이라도 이러한 듯이 담겨 있으면 이를 아호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이다.
시호(諡號)란 제왕·경상(卿相)·유현(儒賢)이 죽은 뒤에, 그의 공덕을 칭송하여 임금이 추증(追贈)하던 이름이다. 이순신(李舜臣)장군은 「충무(忠武)」가 시호이다.
※ 율곡(栗谷) 이이(李珥)
율곡(栗谷) 이이(李珥)는 중종(中宗) 재위 31년(서기 1536년), 강릉 북평촌에서 태어났다. 율곡은 외갓집에서 태어나 여섯살 때 본가인 한성 수진방으로 오기까지 그곳에서 자랐다.
그의 어머니 사임당(師任堂) 신씨(申氏)는 율곡을 낳던 날 태몽을 꾸었는데, 검은 용이 바다에서 날아와 침실 쪽 마루 천장에 스며드는 것이었다. 잠에서 깨고 얼마 후에 율곡이 태어났다고 해서 어릴 적 이름을 현룡(見龍)이라고 하였다. 그 때 율곡을 낳았던 방을 지금도 몽룡실(夢龍室)이라고 부른다. 율곡(栗谷) 이이(李珥)는 총명함이 어려서부터 남다른 데가 있었다. 율곡이 세살 때 외할머니 이씨가 석류 열매를 율곡에게 보여 주면서 "무엇과 같으냐?" 고 물었다. 그러자 율곡은 옛 시를 인용하여 "부서진 빨간 구슬을 껍질이 싸고 있다."라고 대답하여 주위를 감탄케 하였다. 겨우 말할 나이에 이미 글까지 깨우쳤던 것이다.
네살 때는 사략(史略)의 첫 권을 배우면서 스승이 문장 부호를 잘못 붙여놓은 것을 찾아낼 정도로 영특하였다.
일곱살 때는 이웃에 사는 진복창이라는 사람에 대해 평하는 진복창전(陳復昌轉)을 지었는데, 여기에서 율곡은 진복창을 소인으로 보고 장차 큰 화를 일으킬 사람이라고 말하였다. 그런데 실제로 진복창은 을사사화(乙巳士禍) 때 갖은 악행을 저지르니, 이는 율곡의 예언이 그대로 적중한 셈으로서, 어릴 때부터 뛰어났던 그의 안목은 가히 놀라울 따름이다.
여덟살 때는 파주의 임진강변에 있는 화석정(花石亭)을 두고 시를 지었는데 그 형식이나 내용에 있어서 휼륭하기 그지없었다.
그리고 열살 때 지은 경포대부는 마치 인생을 달관한 사람의 작품으로 생각될 정도였다.
이(珥)라는 이름은 율곡이 열한살 때 아버지가 큰 병을 앓던 중 꿈을 꾸었는데, 백발 노인이 율곡을 가리키며, "이 아이는 동국(東國)의 대유(大儒)이니, 이름을 '구슬 옥(玉)변에 '귀 이(耳)'자를 붙여 짓도록 하라"고 말하여 이름을 바꾸게 되었다고 한다.
열세살인 명종(明宗) 재위3년(서기 1548년)에 소과인 진사시(進士試)에 합격하였으나, 어린 나이에도 과거만을 위하여 학문하는 것이 옳은 일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이 생각은 그의 일생에 걸친 신조이기도 하였다.
자(字)는 숙헌(淑獻)이다.
호는 율곡(栗谷)·석담(石潭)·우재(愚齋)이다. 율곡(栗谷)은 한때 기거했던 파주 지방의 지명을 따른 것이다.
시호(諡號)는 문성(文成)이다.
4. 필명과 예명
필명(筆名)이란 시가·작품 등의 글을 쓸 때 사용하는 집필가의 이름이다. 시인 김지하(金芝河)는 본이름이 영일(英一)이고 필명이 지하(芝河)이다.
예명(藝名)은 미술, 음악, 연극, 영화 등 예술적인 분야에 몸담고 있는 사람들이 자신이 속한 분위기에 맞추어 세련되고 멋있게 또는 독특하게 부각시켜서 본이름 외에 따로 지어 부르는 이름이다. 탤런트 최불암(崔佛岩)은 본이름이 최영한(崔英漢)이고 「불암(佛岩)은 예명이다. 그리고 패션디자이너 앙드레 김은 본이름이 김봉남(金鳳男)이고 「앙드레 김」은 예명이다.